– 스무 살의 내가 엄마에게 꽃을 건넸던 날
성년의 날.
매년 5월 셋째 월요일,
누군가는 장미꽃을 받고,
누군가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지만,
어떤 누군가는 조용히 자신의 ‘어른 됨’을 곱씹는 날이에요.
그리고 나에겐,
스무 살의 내가 엄마에게 꽃다발을 건넸던 기억이 남아 있어요.
스무 살, 어른이라는 말이 어색했던 그때
그해 성년의 날.
별거 아닌 하루였는데,
왠지 모르게 “내가 지금부터 어른이 되는 거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꽃집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꽃다발을 골랐어요.
그 꽃을 누구에게 줄지 고민한 것도 아니었어요.
자연스럽게 엄마 얼굴이 떠올랐고,
나는 그렇게,
내가 어른이 되던 날, 엄마에게 처음 꽃을 선물했어요.
그날, 엄마는 조금 놀라셨고, 나는 조금 떨렸어요
"이게 뭐야?"
웃으면서 받긴 했지만,
엄마의 눈가가 아주 살짝 젖어있던 걸 지금도 기억해요.
엄마는 그날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지만
그 눈빛은 말했어요.
"이제 너도 조금씩 나 없이도 설 수 있겠구나."
"이제 나도, 너에게 받는 사람이 되었구나."
성년의 날, 과거와 미래의 내가 마주한 날
그 하루는
그냥 나이만 하나 더 먹는 날이 아니었어요.
어린 날의 내가
처음으로 어른이 되어가는 ‘경계선’ 위에 섰던 날.
아직 어른이라는 게 뭔지 몰랐고,
책임이 뭔지도 모른 채
그저 “어른이 되면 이럴 줄 알았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혼란스러웠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엄마에게 꽃을 건넨 따뜻한 기억 하나가 생겼어요.
지금 누군가의 성년을 축하해주고 싶다면
- 꼭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작은 장미 한 송이,
“이제 어른 되는 거 축하해”라는 말 한마디면 충분해요. - 스무 살의 내가 했던 것처럼,
그날의 기억은 누군가의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으니까요.
성년의 날은, 어른이 되는 날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 어른으로 기억되기 시작하는 날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망설이지 말고,
당신이 축하해주고 싶은 사람에게 오늘, 꽃을 건네보세요.
'기록 > 생활정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식탁 하나, 그게 우리의 세계였다– 5월 15일, 가정의 날을 맞아 (0) | 2025.05.07 |
---|---|
🎗️ 조용히, 그리고 깊이 생각하는 하루– 6월 6일, 현충일을 맞으며 (0) | 2025.05.07 |
스승의 날? 선생님들 다 좋진 않았습니다, 솔직히요 (0) | 2025.05.07 |
벌 한 마리가 지켜온 계절– 5월 20일, 세계 꿀벌의 날을 아시나요? (0) | 2025.05.07 |
사랑해요보다 어려운 말, 고마워요 -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이하며 (0) | 2025.05.06 |